한비자의 관계술 (김원중 글/위즈덤 하우스 출판)
한비자는 동양의 마키아벨리라고 불리운다. 한비자라는 위인이 어떤 사람인지 전혀 알지 못했는데 교보문고에서 문득 책 표지에 '지혜를 감추면 총명함을 얻고, 마음을 보이면 사람을 잃는다'라는 띠지의 내용이 눈에 들어와 책을 구입하게 되었다. 그당시 사람에게 실망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서 더욱 그 띠지의 내용이 눈에 들어왔는지도 모르겠다.
우선, 책을 읽기전, 한비자에 대해서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았다. 두산백과와 네이버 지식 백과에 따르면, 한비자는 기원전 약 280년부터 기원전 233년까지 살았던 사람이다. 이름은 한비이고, 전국 말기 한 출신이다. 원래는 한나라 공자로 순자에게 배운 중국 고대의 이름난 사상가이자 법가학파를 대표하는 인물이기도 한다.
기원전 234년 진시황이 한비자를 얻기 위해 한나라를 공격했다는 말도 있을 정도로 한비자의 저술인 고분, 오두는 놀라운 책이다. 한비자는 재주와 생각이 남다르고 글을 잘 쓴 반면 말을 더듬고 잘 꾸미지 못하였다. 한비자는 한나라를 위해 한왕에게 부국강병의 모략을 건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는 한왕이 권력을 가진 신하들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워 고분, 오두, 내외저, 설림, 세난 등 십만여 자에 이르는 저작을 써서 역사상 득실의 변화를 종합했다. 한왕은 당초 한비자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진나라의 공격을 받아 상황이 급하게 돌아가자 비로소 한비자를 진나라에 사신으로 보내 항복을 자청하게 했다. 진은 한비자를 억류시킨 다음 단숨에 한나라를 공격하여 한왕 안을 포로로 잡고 한나라를 멸망시켰다.
진시황의 참모중 이사가 있다. 이사는 한비자와 순자 밑에서 동문수학하던 친구였다. 그랬기에 이사는 자신의 재주가 도저히 한비자를 따를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진시황이 한비자를 등용할 것을 우려한 이사는 한비자를 모함해 결국 진시황으로 하여금 한비자에게 독약을 보내게 한다. 사마천은 한비자의 죽음을 두고, 세난같은 훌륭한 글을 썼으면서도 자신은 그로 인한 재앙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했다.
책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 한비자의 관계술 >>
1장. 나를 감추고 상대를 움직이는 술
1장에서는 자신을 감추고 다른 사람의 정체를 알아내야 한다고 얘기한다. 자신의 호불호를 신하들이 알게되면 그들은 군주가 좋아하는 일만 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신하들은 군주의 눈과 귀를 가려게 되고, 결국 군주는 권력을 상실하게 될 것이다. 상하간의 어설픈 소통은 오히려 관계를 위험하게 만드므로, 군주는 항상 냉정함을 유지하며 자신을 감추고 신하의 마음을 읽어야 한다. 군주는 무언가를 결정할때까지는 절대 의중을 신하에게 나타내서는 안된다. 의중을 나타내는 순간 신하들은 모략을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런가하면, 어진 자들은 군주의 마음을 알아도, 군주가 경청할 자세가 되어 있지 않다면 알아도 아는 척을 말라고도 말한다. 손뼉이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 아무리 훌륭한 간언도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을 만나야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역린이란 용의 목덜미 아래 거꾸로 난 한 자 길이의 비늘인데, 이것을 건드린 사람은 죽는다. 군주에게도 이 비늘이 있으니 유세하는 사람이 군주의 비늘을 건드리지 않으면 성공적인 설득을 할 수 있다. 이렇듯 어진 자들이 자신의 뜻만 내세워 간언을 한다면, 군주의 역린을 건드릴 수 있음을 경고한다.
2장. 사람을 경계하며 조정하는 술
2장에선 남을 이용하여 나를 빛나게 하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군주가 자신의 취향을 드러내지 않으면 신하들은 그때서야 본심을 드러내므로, 절대 자신의 호불호를 표현하지 말 것을 강조한다. 또한 권한을 신하에게 주지 말것을 당부한다. 상벌에 대한 권한을 신하에게 넘기는 것은 군주의 힘을 나누는 것으로 신하는 군주의 자리를 넘보게 되고, 군주는 힘을 잃을 것이라 경고한다. 긴장은 항상 늦추지 말아야 하며 특히 안정적일때 긴장하라고 충고하였다.
3장. 가까운 곳부터 살피는 자기관리 술
3장에서는 신하의 마음을 읽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겉으로 표현되는 표정하나도 놓치지 않을때 군주는 나라를 잘 이끌 수 있으며 때로는 아는 것도 모르는척 해서 상대방의 헛점을 잡아야 한다고 한다. 또한 항상 멀리 내다보는 혜안이 필요하다고 한다. 눈앞의 이익만 보다간 나라를 잃기 쉽상이다. 군주는 최고의 자리에 있는 사람으로, 군주 자신이 최고여야, 최고의 사람을 다스릴 수 있다. 최고의 자리에서 인재를 볼 수 있는 혜안을 가지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최고의 인재를 쓰는 기술이 필요하다. 이렇게 하기 위해 주변의 사람들을 믿지 말라 하였다.
사람들은 이해관계가 얽혀있으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게 마련이다. 한비는 무슨 일이 발생하여 그 배후를 알고자 할때 수혜자가 그것을 관장하고 있는 법이므로 해를 입는 일이 있거든 반드시 입장을 바꾸어 이익을 얻고 있는 자를 생각해 보라 하였다.
4장. 현명한 불신으로 사람을 다루는 술
4장에서는 역시 앞의 1,2,3장에서 얘기한 불신에 대해 이야기 한다. 한비자는 사람을 믿는 것이 군주에게 가장 위험한 일이라고 강조하였다. 따라서 인재를 등용함에 있어서도 항상 견제하고 충성할 것을 기대하지 말라고 충고하였다. 충성보다는 배신을 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이 더욱 효과적임을 역설하였다. 그러기 위하여 필요하다면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 하더라도, 신상필벌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하였다. 공정한 잣대 없이는 어떤 신하도 군주를 따르지 않음을 주지시켰다. 그래서 상을 줄때는 정확히 받아야 하는 사람에게 주어야 하고 벌을 내릴때는 빠짐없이 주어야 한다고 하였다.
'한비자의 관계술'이라는 책은 어려운 고전을 쉽게 풀어 현재의 상황에 맞춰 잘 설명한 책이다. 기원전 사람의 이야기이지만, 지금 현재의 사회를 살아가는데 있어서도 꼭 필요한 내용들이 아닌가 싶다. 기원전에는 군주를 위한 이야기겠지만 현재에는 모든 사람들에게 각자의 입장에서 잘 적용해서 살아가야 할 조언들이라고 생각한다. 내용으로 봐선 굉장히 냉정하게 느껴지는 말들이지만, 실제 사회에 적용한다면 크게 맘이 상하거나 다치는 일 없이 살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친구를 믿었다가 배신을 당한다거나, 좋은 말이라고 해줬는데, 오히려 나에게 화살이 돌아오는 경우 등등 우리는 많은 배신과 손해를 보면서도 상대방을 무턱대고 믿는 경향이 있다. 상대방을 무조건 의심하는 것은 좋지 않지만, 충성심을 바라기 전에 배신하지 못하게 하는 능력이 더 필요한 때인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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