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다고 말해줄걸 그랬어 (이재영 글/클 출판)
인터파크 서평단에 처음으로 글을 올려 받은 책이다. 내용도 모르고, 표지의 소제목만 본 후 책을 읽어 보고 싶어져 신청을 했는데 덜컥 당첨이 되었다. 하지만 소 제목만으로도 충분히 끌리는 책이었음엔 틀림없었다.
엄마와 여행...이라는 두 단어는 나에게 나의 엄마를 항상 생각나게 한다. 여행을 정말 좋아하는 울 엄마는 내가 어렸을때 아빠와 세자매의 짐과 텐트까지 짊어지고 국내의 여러 지역을 다니셨다. 아빠는 솔직히 여행을 좋아하시지 않으셨다. 그런 아빠마저 이끌고 다니시느라, 여행에 대한 모든 짐은 엄마 차지였음에도 엄마는 단 한번도 여행이 싫다, 힘들다고 말씀하신 적이 없다. 여행지에서의 엄마의 얼굴은 정말 미소 천사였으니까... 항상 웃음 한가득한 얼굴로 우리를 맞아 주시고, 각종 요리들을 해주시던 엄마의 모습이 문득 떠오른다.
물론 이 책은 나에게 추억을 생각나게 하는 그런 책은 아니었다. 이 책은 과거의 모습이 아닌 현재의 내가 견뎌내고 있는 삶에 대한 잠시의 휴식을 이야기 하는 책이다. 내 또래의 작가의 눈을 따라 함께 여행을 하며 어린시절도 떠올려 보고, 현실을 조금 다른 눈으로 바라보기도 하는 또한 미래의 내 모습을 잠시 그려볼 수 있는 그런 휴식같은 책이다. 솔직히 저자는 좀 평범하다. 글의 내용이나 자신을 표현하는 부분에서 일반인의 소극적인 모습, 열듬감에 빠진 자신 없는 모습, 남과 비교되는 초라한 모습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그런 평범함에서, 너무나 큰 동질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더욱 현실감 있게 나에게 다가온 책이기도 하다.
그런 그녀가 평범함 속에서 삶을 살아내고 표현하는 방법에 감동했다. 평범한 일반적인 하루의 틈새를 모아 짧은 휴식을 즐기는 그녀가 부럽다가, 그녀처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었다. 나같은 평범한 그녀도 하는 일인데, 나라고 왜 못할까 이런 오기가 발동하기도 했다.
가장 좋았던 것은 여행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본 저자의 관점이다. 여행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가족과 함께 친구와 함께 여야 한다는 나의 생각과 달리, 그녀는 혼자, 혹은 딸과 여행을 떠난다. 도대체 혼자서 여행을 떠나 무얼 한단 말인가... 그러나, 생각해보면 가족과 친구와 함께 떠난 여행지에서 생각나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친구들과 가족들과의 추억외에 그 여행지 자체에 대한 추억이 없던 나에게, 혼자 떠난 그녀의 여행지에 대한 느낌은 참으로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한살 한살 나이를 먹어가듯, 생각도 함께 커지면 좋겠지만 생각은 나이처럼 시간이 간다고 커지거나, 스스로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 면에서, '예쁘다고 말해줄걸 그랬어'는 나의 여행에 대한 생각, 나 스스로에 대한 생각을 조금 성장시켜 주었다.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면서, 짧은 여행을 다녀와도 좋겠다는 생각이 불끈 솓아 오른다~
책 중에서 ---
잘해야 하는 것임과 동시에 가장 잘하기 어려운 것이며, 다왔다 싶은 순간 처음부터 다시 시작되는 뫼비우스의 띠와 같고, 무색이고 무미이며 무취이면서 가장 달콤하고 화려한 총천연색이기도 하고, 내 삶을 꽉 채워주다가도 어느새 내 인생을 턴 비어버리게 만드는, 조금만 한눈을 팔아도 질책이 쏟아지지만 최선을 다한다고 한들 칭찬받게 되지 않는 잘해야 본전인, 세상에서 가장 이기기 어려운 게임, 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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